기획목적을 명확화하라 — 애매모호한 지시를 받았을 때 대처법

상사의 지시는 언제나 애매모호하다. 기획서 작성을 지시받으면 바로 자료부터 모으는 것이 아니라, 기획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먼저다. 아웃라인을 들고 다시 확인하는 방법과 세 가지 실전 사례를 통해 기획 목적을 명확화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정리한다.

명확한 기획안을 들고 자신감 있게 상사 사무실로 향하는 직장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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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리, 사장님께서 왜 부르셨어?”

월요일 아침, 사장님께서 출근하신 직후 김대리를 찾았다. 사장님께서 김대리를 찾는 일을 가끔 있는 일이다. 김대리는 신입사원처럼 발랄한 아이디어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기획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어려운 난국을 해결할 수 있는 비상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사장님께서는 생각하시나 보다.

하지만 이상무를 비롯하여 다른 상사의 입장에서는 불안하기만 하다. 사장님께서 무슨 지시를 하신 것일까? 왜 하필 김대리일까? 왜 담당 부장에게 지시하지 않으셨을까?

임원의 지시는 언제나 애매모호하다. 특히 직급이 높을수록 전달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고 게다가 설명도 짧다. 높은 상사로부터 지시를 받을 때 가타부타 디테일을 여쭙기에는 무섭기만 하고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고픈 생각이 우선이다.

김대리도 마찬가지다. 사장님으로부터 이른 아침 지시를 받았다. 지시내용은 이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블루오션이 무엇인 지 생각나는 바를 적어 오라는 지시이다. 하지만 김대리로서는 무엇을 어떻게 전개해야 할 지 난감하다. 정확하게 무엇을 요구하는 것일까? 지시하는 사장님의 입장에서는 오랜 시간 고민을 반복하고 있는 주제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발랄한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기획서로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대리급 인재가 적임이라고 생각하신 듯 하다. 김대리에게 따로 지시를 내린 이유는 아이디어를 사장시키지 말고 기획해 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상무는 골똘하게 생각에 잠겨 있다. 주변에 있던 김대리의 상사 최부장이 이상무께 의견을 전달한다. “지난 번 경쟁사의 신제품 발표 이후 사장님 고민이 많아지신 것 같은데요. 우리도 그러한 신제품을 기획해 보라는 의미 아닐까요?”

애매모호한 지시를 받았을 때 대처법

기획의 초기 단계에서 단정적인 믿음은 치명적인 오류를 만들어 낸다. 만약 사장님의 의도가 신제품을 기획해 보라는 생각이 아니었다면 기획서의 내용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기획을 지시하는 사람은 최초의 지시를 내릴 때가 그 기획에 대해서 최대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을 때다. 그래서 가장 그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적임자에게 지시를 내린다. 보고 받은 기획서가 듣고 싶었던 내용이 아니라면 그 실망감은 기대만큼이나 크기 마련이다.

가장 좋은 해법은 기획서를 쓰도록 지시한 상사에게 다시 가서 물어 보는 것이다. 하지만 무서운 상사를 다시 찾아 기획서의 의도를 묻기는 정말 쉽지 않다. 가장 좋은 해법은 일단 기획서의 아웃라인을 작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획서의 아웃라인 또는 목차를 들고서 상사를 찾아가 “이렇게 구성하면 될까요?”라고 묻는 것이다.

기획서의 목차가 상사가 원하는 목차가 담겨 있을 수준이라면 “빨리 기획서를 작성하라”고 독촉을 받을 것이다. 상사가 생각하는 기획서의 내용과 기획서를 작성하고 있는 기획자의 생각이 일치한다는 뜻이다. 반면 “누가 이것을 이렇게 하라고 했어?”라고 꾸짖음을 듣는다면 두 사람이 기획하는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꾸중을 듣겠으나 기획서를 다 만들고 나서 큰 꾸중을 듣고 다시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혹은 “이 앞 부분은 다 아는 내용이니 제외하고 뒤에 실행계획 중심으로 만들어보세요.”라고 보고서의 분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경우도 있겠다. 어떤 경우든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일이 줄어들어나 방향성을 명확하게 확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끔 이처럼 다시 묻는 일이 어려워 상사에게 되묻지 않고 가능한 모든 범위를 두텁게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원인과 대안 중 하나를 상사가 듣고 싶어 하는데 기획자는 명확하지 않은 지시를 해결하기 위해 원인과 대안 모두에 똑같이 집중하고 두터운 기획서를 만드는 경우이다. 상사의 입장에서는 원하는 답을 기획서에서 찾을 수 있으나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죽을 각오를 하고 기획서를 일정에 맞추어 작성해야만 한다.

기획의 시작은 기획 목적의 명확화

기획의 출발은 기획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기획자가 기획서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기획서를 작성하거나 자료를 수집하는 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는 기획서 작성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니다.

기획서 작성을 월요일 오전에 지시 받아 금요일 오후까지 제출한다면 5일의 일정이 있다. 5일의 일정 중 최소한 하루 또는 이틀은 기획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과제를 정의하는 단계이다. 그리고 남은 3일이 기획서를 작성하는 일정이다.

가장 잘 만들어진 기획서는 상사가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기획서이다. 상사가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보고서의 분량과 보고 방법과 무관하게 상사를 만족시킬 수 있다. 상사가 원하는 것은 지시한 바에 대한 명확한 답이다. 그 어떤 형태나 방법이나 기획서의 분량이 아닌 “명확한 답”이 우선이다.

기획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기획의 방향 및 접근방법을 결정하기 위함이다.

  • 기획을 하는 이유
  • 기획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 기획 조직의 역할 및 프로세스 전반을 지배하는 미션
  • 기획 결과물의 Quality 및 성과 평가의 기초

한편 기획 목적을 유형 별로 쪼개면 다음처럼 크게 세 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1. 내부 보고 및 의사결정을 위한 기획
  • 의사결정권자의 지시 및 니즈의 표명에 따라 시작됨
  • 대부분 CEO나 임원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임
  • 전사 / 본부 기획조직이 주로 수행하는 업무임
  • 통상적인 기획 업무가 여기에 해당됨
  1. 팀의 자체 필요에 의한 기획
  • 의사결정권자의 지시 및 니즈의 표명이 없었음
  • 임원의 관심이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하여 비공식적으로 추진함
  • 공식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시안이 민감하거나 의도한 목적을 다룰 수 없을 경우가 많음
  • 분석의 깊이가 부족하거나 가설에 오류가 있을 경우 팀의 신뢰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침
  1. 외부고객 대상으로 수주 및 인가 취득을 위한 기획
  • 법인 고객 상대의 영업 및 마케팅 조직이 주로 수행하는 기획 업무임
  • 회사의 재무성과와 직결되며 “Must Win” 제안의 경우 기획업무 중 가장 부담이 큼
  • 대부분 제한된 정보 아래 수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획업무 중 회사 별 역량 갭이 가장 큼

기획 목적의 명확화 연습

“기획 목적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이해를 했어요.” 김대리는 보고서에서 무엇을 써야 하는 지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첫 과제임을 아는 눈치다. 하지만 이상무의 이론을 충분히 이해했으나 여전히 궁금증이 남는다.

“상무님, 이론과 현실은 많이 다르잖아요. 이해는 했으나 자신은 없는데요?”

“그럼 몇 가지 연습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상무는 기획 목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김대리에게 연습문제를 부여하려나 보다.

어느 날 사장님이 다음과 같은 지시를 내린다면 여러분은 무엇이라고 되물을 것인가?

clarify planning purpose 02

핵심은 사장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렇게 근사한”이라고 표현한 사장님의 의도는 무엇일까? 다음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다.

  • “이렇게 멋지고 예쁘게 만든 기획서처럼 우리도 그리 만들었으면 좋겠어.”
  • “잘 짜인 논리구조야. 기획서라면 이처럼 논리적인 접근이 필요해.”
  • “이 안에 담긴 아이디어는 사업화가 가능한 수준이야. 우리도 이런 아이템이 필요해.”

사장님의 지시를 받았을 때 기획자가 확인해야 할 내용은 위에 언급된 세 가지 내용 중 사장님이 “근사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 지 정확하게 확인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의중에 따라 기획자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겠다. 예를 들어 기획서를 만드는 논리 접근이나 도표화 등이 잘 구성되어 있다고 사장님이 언급하셨다면 이후에 만드는 기획서는 잘 구조화된 혹은 잘 표현된 컨텍스트가 필요하다. 한편 사업화 아이디어를 언급한 것이라면 기획자는 회사에서 신규로 추진해야 할 사업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대안이다.

다른 연습을 하나 더 해 보도록 하자. 여러분의 본부장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다음과 같은 지시를 받았다고 가정하자.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기획의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기 위해서 어떤 것을 확인해야 할까?

clarify planning purpose 03

본부장의 지시에 여러 질문이 이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본부장이 지시하는 블루오션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블루오션의 영역을 확인하는 것이 수순이다. 본부장의 의도는 다음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된다.

  • “휴대전화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기획이 가능할까?”
  • “휴대전화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상품이 있을까?”

두 가지의 예상되는 본부장의 지시내용은 기획자가 만들 기획서가 전혀 다른 방향임을 알 수 있다. 언급된 첫 번 째 내용이 본부장의 의견이라면 기획자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 있는 신규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 휴대전화 시장을 대상으로 고객과 경쟁사를 분석하고 휴대전화의 상품기획과 마케팅 전략에 집중해야 하겠다.

한편 두 번째 내용이 본부장의 의견이라면 회사의 역량과 시장의 기회를 분석하여 회사가 현재 사업화하지 않은 신규 사업기획을 수립하는 것이 대안이다.

만약 본부장이 의도한 지시와는 다른 기획 목적을 여러분이 선택하고 며칠 밤을 고생하여 만든 기획서를 본부장에게 보고한다면 어찌될 지 상상해 보자.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다른 연습을 하나 더 해 보자. 회의 중에 여러분은 팀장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가정하자. 팀장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 지 파악해 보고 팀장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 지 적어 보자.

clarify planning purpose 04

팀장의 지시는 다음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한다.

  • “매출이 이렇게 계속 떨어지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요?”
  • “매출이 이렇게 계속 떨어지는데 대안은 다들 수립해 보셨나요?”

혹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하여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이유를 찾고 그 대안 역시 수립하기를 원하는 것일 수도 있다. 기획자는 팀장이 지시하는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관련 질문을 해야겠다.

첫 번째 내용이 팀장의 의도였다면 기획 목적은 매출 하락 원인을 확인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Why-Tree를 이용하여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핵심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기획서의 주가 된다. 한편 두 번째 내용이 팀장의 의도라면 매출 하락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데 주력하게 된다. 또는 원인 분석과 대안 수립 모두를 다룰 수도 있다.

이처럼 기획 목적의 명확화가 필요한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의사결정권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확인
  • 중요한 것에 대한 우선순위 부여가 가능
  • 효율적 접근방법 도출의 필요 조건
  • 기획 참여자의 몰입(Commitment) 확보가 용이

기획에 있어 의사결정권자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여 기획 목적을 내부적으로 명확하게 공유하는 것은 성공적인 기획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다.


핵심 정리

  • 상사의 지시는 애매모호하다. 자료부터 모으지 말고 아웃라인을 먼저 만들어 확인받는 것이 최선이다.
  • 5일 일정이면 최소 이틀은 기획 목적을 정의하는 데 써야 한다. 상사가 원하는 건 분량이 아니라 명확한 답이다.
  • 같은 지시도 해석이 갈린다. 지시의 진짜 의도를 두세 가지로 나눠 검토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 다음 글 읽기 : 기획목적의 명확화 세부사항 – 기획배경, 이해관계자 니즈, 제약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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