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이 틀리면 어떻게 되는가 — 가설 사고에 대한 흔한 오해와 진실
가설을 세웠는데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할까. 가설 사고는 결론부터 말하는 거짓말이라는 오해가 많다. 하지만 가설이 틀려도 검증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모든 자료를 분석하는 것보다 늘 효율적이다. 실제 문제 해결 사례를 통해 가설 검증 과정의 진실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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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님, 에이~! 답을 찍으라는 말 아닌가요? 제가 만약에 답을 하나 찍었어요. 흠흠, 죄송합니다. 가설을 하나 설정을 하였어요…”
김대리는 이상무의 가설 사고를 듣고 나서 기가 차다는 듯이 반응한다. 책상 가득히 쌓인 분석 자료를 보고서 뛰어난 해법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를 했으나 예상 밖이라는 표정이다. 그리고 이왕 말문이 터진 김에 마저 항의하려나 보다. “
가설을 설정을 했는데요, 그게 틀렸으면요? 처음부터 기획서 다 다시 써야 하는거잖아요. 상무님, 너무 하세요.”
가설 사고에 대한 김대리의 반론은 흔하게 대두되는 주장이다. 가설 사고는 결론을 내고 이유를 말하는 거짓말이다라고 폄하하기도 하며, 가설 사고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면서 싫어하기도 한다. 심지어 책임감 없는 접근방법이라거나 컨설턴트가 쉽게 돈을 벌기 위한 방법론이라는 주장도 있는 편이다. 가설을 설정하고 전체 스토리라인을 구성한 후 기획서를 작성하는데 만약 그 가설이 틀렸다면? 처음부터 다시 기획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가설이 틀리면 어떻게 되는가 — 검증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이유
예를 들어 약 2주 정도 기획서를 가설에 따라 작성하는데, 가설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2주 정도나 잘못된 가설을 쫓는 경우는 매우 드문 현상이다. 그 이유는 가설을 검증하는 단계에서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자료를 전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가설이 잘 못 설정되었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고 다른 가설을 수립하게 된다.
가설을 잘 못 설정했기 때문에 시간 낭비를 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그 역시 그렇지 않다. 10가지의 해법이 가능한데 이 중 하나의 가설을 설정하고 결과적으로 그 가설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다른 가설을 재 설정하고 방향성을 수립하여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을 만드는 경우에도 10가지 모든 해법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보다는 여전히 효과적이다. 결과적으로는 약간의 시간 지체는 있었으나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보다는 항상 그 결과가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기획자가 스스로 설정한 가설에 자신이 없다면 그 때는? 김대리의 경우 이상무에게 물어 보는 것이다. “이러이러한 가설을 설정하였는데 어떤가요? 말 되나요?”라고 주변 상사에게 혹은 동료에게 묻는다면 “그럴 듯 하다” 혹은 “그보다 이쪽이 정답이 아닐까”라고 말해 줄 것이다. 그렇다면 기획자가 설정한 가설은 유효하거나 일부 수정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반드시 가설 사고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동료나 상사에게 물어야 한다. “그 증거가 뭐야?”라고 묻는다면 이 사람은 가설 사고에 대하여 이해도가 전혀 없는 것이다. 가설은 해답을 먼저 찾는 작업이니 증거가 있을 리 만무하다.
가설을 사용한 문제 해결 방법 — 칠판 가득한 답 중 하나를 골라내는 접근

미드(미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떠올릴 만한 장면이 있다. 2004년부터 미국의 FOX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는 <하우스>라는 의학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환자를 가려서 받아도 맡은 환자에게는 천재적인 의술과 인간적인 매력을 보이는 주인공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드라마의 재미는 병을 치료하는 기존 의학 드라마의 틀을 깨고 환자의 상황이나 상태를 분석해 병의 원인을 잡아내는 재미가 있다라고 시청자들은 평하고 있다. 극 중 주인공 의사는 희귀 병을 앓고 있는 환자만을 전담한다. 모든 의학적 판단에도 들어맞지 않는 환자의 상태를 판단하고서 병의 원인을 최종적으로 찾아내고 매 회가 마감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접근방법이다. 그는 칠판 가득히 환자의 병명으로 예상되는 모든 답을 기록한다. 그리고 해당되지 않는 병을 하나씩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환자의 병에 대한 가설을 설정하고 치료를 시작한다. 다행스럽게 환자의 상태가 좋아지면 치료가 마감되나 그렇지 않은 경우 가설을 수정하여 새로운 가설을 설정한다. 몇 차례 가설의 수정 이후 결과적으로 환자의 병의 원인을 찾아내고 치료를 완료한다. 가설 사고의 전형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제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우리 회사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안을 찾아보자. 우리 회사의 최근 매출이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이의 가설을 세우고 답안을 구조화 해 보자.
먼저 환경분석에서 출발하자. 환경 분석은 크게 3C로 구분하였다. 고객 분석, 자사 분석, 경쟁사 분석으로 구분지어 환경분석에 필요한 구성요소로 다음 세 가지를 상정한다.
- 고객의 니즈 변화
- 회사 내부의 문제로 인한 판매 둔화
- 경쟁사의 마케팅 정책 변화
이 세 개의 구성요소 중 [고객의 니즈 변화]의 블록을 검토한 결과 다음과 같은 스토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 고객은 여전히 해당 제품군의 소비를 지속하고 있다.
- 경쟁사의 제품의 판매 속도는 여전하다.
- 고객은 우리 회사 제품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음으로 [회사 내부의 문제로 인한 판매 둔화]의 블록을 검토한 결과 다음과 같은 스토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 회사 내부의 마케팅 정책은 최근에 변화하지 않았다.
- 해당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등 가격 정책에도 변화가 있지 않았다.
- 해당 제품의 품질 불량 정도를 확인해도 품질은 균등하게 유지되고 있다.
- 영업 부서의 활동 정도는 예전에 비해 힘이 없고 의기소침해 있다.
- 자리를 지키는 영업 사원이 갈수록 늘고 있어 현장 경영 정책이 무색하다.
마지막으로 세 번 째 블록인 [경쟁사의 마케팅 정책 변화]을 검토한 결과 다음과 같은 스토리를 생각해 내었다.
- 경쟁사의 가격이 당사 제품 대비 우위에 있지 않다. 오히려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경우도 있다.
- 경쟁사의 최근 광고 및 프로모션 활동이 급격히 증가한 사례가 눈에 띄지 않는다.
환경분석에 이어 [개선방향]은 다음과 같이 가설을 수립할 수 있다.
- 고객의 변심이나 경쟁사의 뚜렷한 마케팅 활동 변화는 없는 것으로 추정되나,
- 당사 영업 활동이 현저히 둔화되고 있어 영업 조직의 심층 분석이 대안 수립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실행계획] 블록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해결 가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영업사원의 활동 정도를 강화하기 위해 평가 및 보상체계를 재정비한다.
- 영업사원을 총괄하고 있는 관리자를 대상으로 팀장 리더십 교육을 실시한다.
- 영업팀의 팀워크 강화를 목적으로 1박 2일의 워크숍을 개최한다.
어떠한가? 자료 수집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가설 사고를 통하여 필요한 해답을 확보해 낼 수 있다. 물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자료 수집과 분석은 이어질 계획이나 모든 문제를 다 분석하고 대안을 수립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배웠다. 지금까지 수립한 가설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기획서의 스토리 라인을 구성할 수 있다.
I. 환경분석
- 고객의 니즈 변화
- 고객은 여전히 해당 제품군의 소비를 지속하고 있다.
- 경쟁사의 제품의 판매 속도는 여전하다.
- 고객은 우리 회사 제품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 회사 내부의 문제로 인한 판매 둔화
- 회사 내부의 마케팅 정책은 최근에 변화하지 않았다.
- 해당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등 가격 정책에도 변화가 있지 않았다.
- 해당 제품의 품질 불량 정도를 확인해도 품질은 균등하게 유지되고 있다.
- 영업 부서의 활동 정도는 예전에 비해 힘이 없고 의기소침해 있다.
- 자리를 지키는 영업 사원이 갈수록 늘고 있어 현장 경영 정책이 무색하다.
- 경쟁사의 마케팅 정책 변화
- 경쟁사의 가격이 당사 제품 대비 우위에 있지 않고 더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경우도 있다.
- 경쟁사의 최근 광고 및 프로모션 활동이 급격히 증가한 사례가 눈에 띄지 않는다.
II. 개선방향
- 고객의 변심이나 경쟁사의 뚜렷한 마케팅 활동 변화는 없는 것으로 추정되나,
- 당사 영업 활동이 현저히 둔화되고 있어 영업 조직의 심층 분석이 대안 수립이 필요하다.
III. 실행계획
- 영업사원의 활동 정도를 강화하기 위해 평가 및 보상체계를 재정비한다.
- 영업사원을 총괄하고 있는 관리자를 대상으로 팀장 리더십 교육을 실시한다.
- 영업팀의 팀워크 강화를 목적으로 1박 2일의 워크숍을 개최한다.
핵심 정리
- 가설이 틀려도 처음부터 다시 작업하는 일은 드물다. 검증 단계에서 가설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다른 가설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 가설이 틀렸을 때도 모든 해법을 다 분석하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더 효율적이다. 약간의 시간 지체는 있어도 전체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것보다 항상 우위에 있다.
- 가설에 자신이 없다면 가설 사고를 이해하는 동료나 상사에게 검증을 요청하면 된다. 칠판 가득 적은 답을 하나씩 제외해 나가는 방식처럼, 적은 정보로도 구조화된 스토리라인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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