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의 ‘주화입마’ 극복에서 위기 상황 대처까지

설득형 프레젠테이션을 배우다 보면 반드시 주화입마를 겪는다. 자연스러움과 강함의 조화를 찾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다. 돌발 위기에도 청중을 잃지 않고, 질문조차 사전에 차단하는 프레젠터의 경지를 이 글에서 확인한다.

no questions allowed

 👉 먼저 읽기 : 열정으로 청중과 함께 하라 – 능력보다 열정이 설득을 완성한다

설득형 프레젠테이션의 ‘주화입마’

이 실장과 함께 진행하는 프리젠테이션 실습이 이제 2라운드로 접어 들었다. 모두 이 실장으로부터 한 가지씩 지적을 받았고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의 묘미를 모두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제 최 차장이 발표할 차례다.

최 차장은 배운 대로 스크린을 보지도 않고 충분한 눈맞춤으로 청중을 압도하고 있으며 열정도 배어 있고 몸 동작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무엇인가 어색하다. 마치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고서 선생님의 질문에 꼬박꼬박 아는 척 말대답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 차장이 전달하는 열정을 볼 때 억지 대답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최 차장은 참으로 진지하게 배운 그대로 진행하고 있는데 팀원은 무엇인지 모를 어색함을 느끼고 있다. 이 실장은 이것을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의 ‘주화입마(走火入魔)’라고 부른다!

이를 테면 선무당이 사람 잡는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게 되면 강한 메시지를 스피치 형식으로 전달하게 되는데 이 경지에 도달하기 전에 주화입마를 많이 겪게 된다. 최 차장의 경우만은 아니다. 이 실장이 외부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을 강의하면서 가끔 수강생 중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을 본 바 있다. 강한 메시지를 자연스러움과 함께 강조하다보니, 자연스러움이 지나치고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해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 식으로 프리젠테이션이 흘러가게 되는 상황이다. 이 단계에 도달하게 되면 이제 도달해야 하는 경지가 눈 앞에 있거나 아니면 설득형 프리젠테이션을 배우는 것을 포기하거나 둘 중의 하나가 된다.

이 상황에서는 메시지를 강하게 압축해서 전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훈련 방법은 시간 제한 훈련이다. 전체 메시지를 5분 또는 10분 동안 전달하도록 제한하여 장황하게 떠드는 것을 스스로 절제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 매 페이지마다 딱 10초만 발표하게 하는 등 자연스러움을 배웠으니 이제 강함을 배우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

최 차장의 주화입마는 다른 팀원보다 습득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증거도 된다. 하지만 이 상태로 고객사에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경우 백전백패의 상황을 맞게 된다. 오히려 일반적인 정보 전달형 프리젠테이션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자연스러움과 강함의 조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이 실장이 강조하는 프리젠테이션의 기술대로 진행한다 하더라도 오히려 역효과를 볼 것이다.

위기 상황을 극복하라

2라운드도 끝이 났다. 설득형 프리젠테이션 기술을 팀원 모두 숙지했다. 이 실장은 내친 김에 프리젠테이션 고급 과정까지 마무리할 생각이다. 프리젠테이션 고급 과정은 연습보다는 응용편이고 이 실장의 경험을 팀원과 나누는 시간이다. 팀원들도 이제 긴장을 풀고 이 실장의 경험담 또는 응용편을 배울 준비를 하고 있다.

“박 주임, 이제 연습은 다 했으니 누가 조교 역할을 했으면 좋겠는데… 배운 대로 처음부터 한 번만 더 프리젠테이션 해보세요.”

이 실장의 주문에 박 주임은 처음부터 프리젠테이션을 재개한다. 그러자 이 실장은 조용히 맨 뒤로 건너가 임 차장에게 두런두런 말을 건넨다. 박 주임의 발표는 이어지고 있고 이 실장과 임 차장의 잡담으로 조금씩 소란스러워지고 있다.

“박 주임, 청중들이 잡담하고 있어서 집중도가 떨어지는데 그대로 계속 발표할 건가?” 이 실장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박 주임에게 질문을 던진다. “청중을 압도하고 리드하라고 했는데 누군가 잡담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그럴 때는 오히려 도전적으로 앞으로 조금 전진하는 거야. 그러면 누구든 긴장하게 되고 긴장감이 조성되면 그때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면 되지. 앞으로 나서기 힘든 연단에 있다면, 말을 끊지 않아야 할 때 오히려 잠시 말을 중단해보도록 해. 그러면 다시 긴장감이 감돌게 되지. 몇 번을 이야기했지만 말야. 잠시도 프리젠터에게서 청중이 벗어나도록 만들지 말도록! 계속 진행하세요.”

박 주임의 발표가 다시 이어진다. 이제 보니 이 실장이 말한 조교 역할이 무엇인지 알 듯하다.

이 실장은 이번에는 프로젝터 옆으로 다가가더니 박 주임이 스크린으로 잠시 눈을 돌린 사이 프로젝터 코드를 몰래 빼어 버린다. 모두들 당황하고 있다. 박 주임 역시 당황하고 있다. 발표를 계속 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중단해야 하는 건가?

“박 주임, 뭐하고 있어? 조금 전에도 분명히 말했을 텐데. 잠시도 프리젠터에게서 청중이 관심이 멀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말야. 이런 돌발 사고가 생기면 아예 무시하고 진행하는 편이 나아. 지금은 화면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 화면을 보아야 발표를 이어갈 수 있으면 청중이 들고 있는 발표 자료 하나를 빌려서 그걸 보면서 진행하면 되지. 그러면 누군가 나와서 프로젝터를 손 볼거야. 스크린은 그냥 컨닝페이퍼라고 했잖아. 주인공은 발표자지, 스크린이 아냐.”

이러한 식으로 몇 가지 응용편이 계속되었다. 모든 사례는 팀원들이 이미 경험했거나 또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었고 그런 상황에 대처하는 기술을 팀원들은 숙지하고 있다. 화면을 보지 않지만 일부러 화면을 가리키며 주의를 환기하는 법이나 발표 도중 질문이 나왔을 경우 대처 방법 등 팀원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 들인다. 이제 이 실장의 교육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뛰어난 프레젠터는 질문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 실장님, 질문이 있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죠? 마저 설명해 주세요.” 박 주임의 요청이다.

프리젠테이션 도중 질문을 받는 경우의 대응 방법에 대해서 이 실장의 언급이 있었지만 정말로 뛰어난 프리젠터는 질문을 허락하지 않는다. 모든 질문에 응하지 않거나 질문을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어서는 결코 아니다. 하늘 같은 고객을 모시고 발표하는 자리에서 질문을 엄격하게 통제하기란 마음먹은 듯이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프리젠테이션 도중 질문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뛰어난 프리젠터는 고객이 어떤 부분을 꼬집어 질문할지 항상 짐작하고 있다. 고객이 질문을 하는 경우는 뒤에서 그 부분이 설명되는 경우든 또는 현재의 설명이 부족하든 어쨌든 궁금증을 참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고객의 성격에 따라 꾹 눌러 참았다 마지막에 질문을 하거나 또는 지금 당장 포문을 터뜨리거나 하는 인내의 차이다.

청중이 질문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프리젠터의 완결형 문장을 듣자마자 손을 들고 궁금증을 드러낸다. 뛰어난 프리젠터는 고객의 질문이 예상되는 포인트에서 결코 만만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고객이 질문을 하기 전 고객의 질문에 대응할 수 있어야 고수다.

이 실장과 팀원들은 이러한 기술을 프리젠테이션의 ‘장치’라고 부른다. 고객의 질문을 사전에 아주 정중하게 차단할 수 있는 장치, 고객의 의문에 대해서는 뒤에 설명되니 참으라는 가벼운 메시지 등 효과적인 안전 장치를 프리젠터는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장치의 활용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과연 장표의 어느 부분이 불만족스럽고 어느 부문의 설명이 더해져야 하는지 프리젠터가 정확하게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장치가 빛을 보는 이유는 딱 필요한 부분에서 장치의 효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기 저기 지뢰처럼 장치를 설치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피해 가는 것은 도망자의 모습이지 결코 프리젠테이션 달인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고객의 눈높이에서 고객을 리드할 수 있는 뛰어난 프리젠터는 자신의 프리젠팅을 가로막는 질문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질문을 받은 경우 프리젠터의 무대를 만들 기회를 결국 놓치게 된다. 힘이 빠진 프리젠터가 다시 분위기를 잡고 자신의 페이스로 고객을 끌어 당기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핵심 정리

  • 주화입마는 설득형 프리젠테이션 습득 과정의 필연적 단계다. 자연스러움에 강함을 더하는 시간 제한 훈련으로 극복한다.
  • 돌발 위기 상황에서도 청중의 시선을 프리젠터에게 묶어 두어야 한다. 전진하거나 침묵하거나, 방법은 달라도 원칙은 하나다.
  • 뛰어난 프리젠터는 청중의 궁금증을 사전에 예측하고 발표 안에서 해소한다. 질문이 나오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장악하는 것이 고수의 경지다.

 👉 다음 글 읽기 : 리허설이 필요없는 설득형 프리젠테이션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추천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