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디저트 궁합 맞추는 법 – 오미자차에는 약과, 홍차에는 파운드케이크

창가 빛 아래 홍차와 딸기타르트, 약과가 나란히 놓인 아늑한 티타임 테이블 장면

비가 부슬부슬 내려 왠지 울적한 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어 눈이 부신 날, 잔인한 업무 일정으로 스트레스가 극대화 된 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떠는 날. 이런 온갖 이유로 그 기분에 딱 맞는 차 한잔과 디저트가 생각나는 순간이 너무 많다. 럭셔리하거나 소박하거나 트렌디하거나 고전적인 느낌의 많은 카페들을 샅샅이 뒤져서 독자들의 심리상태와 제대로 딱 궁합이 맞는 차와 디저트를 만나보라.

살 속을 파고드는 봄바람이 불어오면 따끈한 차 한 모금이 더욱 그리워진다. 항상 마시던 커피가 어딘지 모르게 묵직하게 느껴져 싫다면 라임차나 레몬차 한잔은 어떨까? 독일어로 린덴이라 불리는 라임차는 상큼한 맛과 은은하게 퍼지는 향 때문에 그 향기로도 기분이 한결 상큼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살짝 시큼한 맛 때문에 달콤한 디저트와 어울리면 아주 제격이다. 과일을 좋아한다면 살짝 얼려 아삭한 느낌을 주는 홍시샤베트나 표면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생크림과 어우러져 더욱 먹음직한 딸기타르트와 함께 먹어 보자. 입 속 가득 새콤달콤한 봄향기가 느껴질 것이다.

상큼하면서 시원한 느낌을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빨간 아이스 오미자차도 좋다. 외국 차와는 달리 우리의 전통차는 오래 끓이고 식히는 과정을 거쳐 정성이 가득 담겨 있고 위에 자극도 적어 건강을 챙기는 독자에게 강력 추천하는 메뉴이다. 오미자차는 바삭하게 튀겨 조청이나 꿀을 발라 내놓는 과줄이나 작은 약과와 아주 잘 어울린다. 과줄은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찰떡이나 밀가루 반죽을 판에 박아 모양을 내고는 기름에 튀겨서 꿀을 바르고 이 위에 쌀튀기 등을 묻혀내는 것도 있지만, 오미자차에는 쌀튀기 옷이 없는 깔끔한 과줄이 그 품격을 더해준다. 과줄을 찾기 어렵다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미니 약과와 함께 먹어도 그만이다. 씹는 느낌과 달콤한 맛이 어울린 디저트라면 오미자차와 훌륭한 조화를 이뤄낼 것이다.

디저트의 특성상 과도하게 달콤하거나 느끼한게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가리지 않고 모든 걸 잘 먹고 좋아하는 나도 지나치게 칼로리가 높은 디저트를 먹는게 선뜻 내키지 않는 건 사실이다. 그럴 땐 함께 마시는 차로 칼로리 조절을 해주는 것도 좋다. 특히 기분이 울적한 날 몸 속에서 포도당을 마구 원할 때 스트레스 해소의 욕구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려는 욕구를 둘 다 충족시키기 딱 좋은 궁합은 뭘까?

마음은 원이로되 입에서 차가 당기지 않을 때가 있다. 좀 더 꽉 찬 느낌, 목 넘김이 부드러운 느낌을 원할 때는 사실 차보다 커피가 제격이다. 이럴 때 카페라떼, 카푸치노, 카페모카, 카라멜 마끼아또처럼 커피와 다른 것들이 섞인 정말 칼로리 높은 커피를 선택한다. 이때 디저트는 No.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한두 모금만 마셔도 휘핑크림이나 모카, 캬라멜의 달달함에 입은 금새 적응하게 되어 있다.

그래도 디저트를 포기 못하겠다면, 화끈하게 달콤한 아이들만 골라보아라. 바삭함, 살짝 느껴지는 쫄깃함 그리고 크림의 부드러움이 혀를 즐겁게 해주는 프랑스 디저트 마카롱, 부드러운 식빵에 크림, 카라멜, 꿀로 한껏 맛을 살린 허니브레드, 진하고 깊은 초콜릿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는 초코브라우니나 커피파우더와 케이크의 촉촉함이 잘 조화된 티라미수 등등. 상상만 해도 입 안 가득 벌써 침이 가득 고인다. 이런 강력 달콤 디저트들은 깔끔한 아메리카노, 진한 드립커피, 쌉싸름한 홍차 종류와 함께 먹으면 그만이다.

맛과 클래식한 매력에 홍차를 마시는 경우도 많다. 특히 유럽이나 싱가포르, 홍콩 등지를 여행하면서 Afternoon Tea로 종종 만나게 되는 것도 바로 홍차. 간단히 그 종류를 알고 잘 어울리는 디저트와 함께 우아한 오후를 즐겨보라. 정통 Straight Tea 중에 다즐링(Darjeeling), 우바(Uva), 기문(Keemun)이 세계 3대 홍차로 불린다. 다즐링은 찻잎의 수확 시기에 따라 First flush(3~4월 수확), Second flush(5~6월 수확), Autumnal flush(가을 수확)으로 구분이 되는데, 자체의 향이 풍부해서 다른 디저트 없이 여유롭게 오후에 음미하기 좋다. 맑은 오렌지빛을 띠고 상쾌하면서 은은한 장미향을 지닌 우바, 익숙하게 알고 있는 잉글리쉬 브랙퍼스트나 얼그레이의 원료로 쓰이는 기문도 그 자체로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고, 도넛이나 버터쿠키, 밀도 높은 질감과 부드러움이 함께 느껴지는 클래식 파운드케이크를 곁들여도 최고이다.

일상 속에서 가장 쉽게 누릴 수 있는 호사가 바로 차 한잔과 책 한 권, 그리고 좋은 음악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지 않을까? 여기에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달콤함으로 장식하여 작품을 완성으로 그 속에 푹 빠져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보라. 작년 이맘때 쯤 유럽여행을 하다가 한 한국인 여행자가 한국에서는 여유롭게 카페에 앉아 차 한잔 하는게 너무 어렵다는 푸념을 늘어놓는 것을 들었다. 많은 한국인들이 무리지어 행동하거나 바쁘게 지내는 생활에만 익숙해온 터라 그 말에 백퍼센트 반박을 할 수는 없었지만,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바로 티타임이다. 상큼, 달콤, 쌉싸름을 말없는 조용한 벗으로 삼아라. 궁합이 딱 들어맞는 그들과 당신의 시간도 또 다른 멋진 궁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Summary

차 한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그날의 날씨, 기분,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이다. 상큼함이 필요할 때, 달콤함이 당길 때, 클래식한 여유가 그리울 때 — 거기에 딱 맞는 디저트 하나가 더해지면 일상의 평범한 오후가 작은 호사로 바뀐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누릴 수 있는 것이 티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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