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은 어디에서 오는가 — 가설 사고력을 키우는 5-Why 훈련법
같은 가설 사고를 배워도 기획자마다 가설의 수준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가설은 대화와 토론, 분석 결과를 읽어내는 능력, 인터뷰, 영감에서 나온다. 5-Why 질문법과 So What 훈련을 통해 가설 사고력을 체계적으로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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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것 같아요. 가설 사고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 이제 충분히 이해를 했어욕. 그리고 가설 사고의 연습까지 하나 했으니 더할 나위 없죠 뭐.”
김대리는 이상무에게 항복을 선언했다. 이상무의 주장을 충분히 이해했고 게다가 문제 하나를 직접 만들어 풀어보니 이해가 되었다. 예전에 동일한 과제를 부여받았다면 아마 수 주간 작업해야 할 분량이 너무 쉽게 결론이 나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하지만 김대리에게 또 다른 의문이 생겼다. 가설은 설정하는 것은 효과적인데, 왜 기획자마다 가설을 설정하는 기준이나 수준이 다 다른것일까? 가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가설은 어디에서 오는가 — 대화, 분석, 인터뷰, 영감이라는 네 가지 경로
모 글로벌 컨설팅펌에서 어떤 순간에 가설이 떠 오르는 지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컨설턴트는 가설 사고가 습관화되어 있는 소위 훈련받은 전문가들이다. 조사 결과 가장 많았던 답변이 ‘누군가의 대화를 통해’라는 답변이다. 컨설턴트끼리 또는 고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혹은 토론을 하면서 떠 올랐다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다음 순으로 인터뷰, 그리고 갑자기 번뜩 떠오르기도 하고 혹은 화장실에서 아니면 샤워를 하면서 곰곰이 생각할 때 떠 올랐다는 조사 결과이다.
한 마디로 정의하면 “시도 때도 없이 불현듯 갑자기”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위 가설을 세우는 방식과 아이디어 제너레이션은 왕도가 없다는 뜻이다. 나의 경우에는 혼자서 A4 이면지를 책상에 쌓아 두고 연필로 긁적거릴 때 제일 많은 생각이 도출된다. 책상 뒤 켠에 A4 이면지 용지가 가득 쌓여 있는 것은 사실 이런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더욱이 심하게 낙서를 할수록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기도 해서 일부러 이면지를 사용한다. 깨끗한 A4용지에는 낙서할 마음이 조금도 생기지 않는다.
물론 기존의 분석결과에서 가설을 세우기도 한다. 단 몇 페이지만을 보았을 뿐인데 의외로 남들이 보지 못하는 진실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프 하나를 보았을 때 혹은 분석된 파워포인트 딱 한 장을 보았을 뿐인데 그 안에 버젓이 가설이 들어 서는 경우도 있다. 가설은 분석을 하기 전에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을 했으니, 분석 결과에서 가설을 찾았다는 표현이 어쩌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기획자는 분석을 위해서 분석을 하지만 뛰어난 기획자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분석을 진행한다. 즉 다시 말해서 분석결과로부터 가설을 세운다는 것은 가설을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분석의 내용에서 읽어 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기획자가 읽어 내지 못한 시사점이다.
가끔은 도무지 답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런 가설도 설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 특히 대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산업에 대한 이해도나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경우에는 정말 머리 속이 텅 빈 듯한 백지처럼 느껴진다. 이 경우 제일 먼저 진행하는 대안이 인터뷰 진행이다.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가설을 세우기 위해서이다. 이 경우 인터뷰의 목적은,
- 업계와 업무에 대해 이해하고
- 문제를 발견하고 정리하여,
- 가설을 구축하고 검증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인터뷰를 모두 실시하고 나면 기획서 작성의 큰 틀을 모두 획득하게 된다. 보물 창고를 찾아 내어 배에 보물을 가득 싣고 돌아오는 느낌이다. 하지만 모든 기획자가 동일한 가설을 세우고 인터뷰를 종료하지는 못한다. 기획자에 따라 많은 혜안을 얻는 경우도 있으나 인터뷰의 모든 내용을 그저 정보로만 획득하고 돌아와 가설 사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요지는 누가 깊이 파고든 질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식과 경험이 뒷받침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한편 가설을 세우는데 있어 마지막으로 중요한 부분이 영감이다. 영감(Inspiration)이라는 것은 의도적으로 머리 쓰는 방식을 뒤 흔들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 반대 입장에서 보거나
- 극단적으로 생각해 보거나
- 제로 베이스로 생각하는 등이다.

가설 사고력 훈련 — Why So?와 So What?, 그리고 5-Why 질문법
“상무님, 제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하지만 뭐 이제 신입 대리인걸요? 그런데요…
제가 이런 가설 사고를 기르기 위해 뭐 좋은 훈련법 없을까요?”
선배 기획자들이 후배 기획자를 교육하기 위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있다. 기획서를 들고 오거나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받기 위해 토론을 하는 경우 습관적으로 자주 하는 질문이다. 그 질문은 “Why So?”라는 질문과 “So What?”이라는 두 문장이다. 굳이 번역하면 “왜 그런데?”와 “그래서 뭐?”라는 질문이다. 이 두 문장을 입에 붙여 놓고 산다고 해도 좋겠다.
이 중 후배 기획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문은 “So What?”이라는 질문이다. “Why So?”라는 질문은 의외로 많은 준비가 되어있다. 자료를 분석하면 분석할수록 이 질문에 더 정교하게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So What?”이라는 질문은 그렇지 않다. 이 질문은 자료의 수집과 분석 단계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 아예 가설 사고로 접근하거나 혹은 기획서를 다 끝냈을 때만이 답변이 가능하다. 이 답변이 선배 기획자 혹은 직장 상사가 원하는 핵심이다. 이 핵심이 준비되어 있다면 그 기획서는 분명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답변이 충분하지 않다면 최고 의사결정자가 원하는 답변이 기획서에 녹아있지 않다고 할 것이다. 가설 사고를 훈련하기 위해 가장 좋은 대안은 이처럼 항상 독백으로 “So What?”을 외치는 것이다.
또 다른 훈련은 5-Why라는 방법이다. 이 훈련은 연속해서 5번을 “왜?”라고 반복 질문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피상적 문제가 있다고 가정하자.
<1번째 문제>
– 문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 해법: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
이를 “전부가? 아니면 일부가?”라고 물으면 1번째 문제가 다음처럼 수정된다.
<2번째 문제>
– 문제: 점유율이 지방에서 떨어지고 있다.
– 해법: 지방의 점유율을 높인다.
다시 “왜”라고 물으면,
<3번째 문제>
– 문제: 당사의 판매력이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 해법: 판매력을 지방으로 돌린다.
다시 “왜”라고 물으면,
<4번째 문제>
– 문제: 우수 영업사원은 지방에서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 해법: 지방에서 근무하도록 동기부여 한다. 지방에서 현지 채용한다.
다시 “왜”라고 물으면 다음과 같다.
<5번째 문제>
– 문제: 지방에서는 영업사원의 생산성이 낮아 충분한 수당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우수 영업사원은 도시 부근에서 살고 싶어한다.
– 해법: 지방에서는 제품 당 수당비율을 높인다. 대리점에 맡긴다. DM 판매를 한다. 제품 가격을 내린다.
이처럼 4번 혹은 5번 “왜?”를 반복하다 보면 해결책이 떠오르게 된다. 참고로 도요타 자동차에서는 “왜?를 5번 반복한다”가 개선의 기본 방침으로 되어 있다. 도요타 생산방식의 창시자라 불리는 오노 타이이치는 현장을 돌면서 “왜?라고 5번 물어봐라. 그러면 진정한 원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도요타 방식을 정착시켰다.
그 외에도 일상의 사건으로부터 미래의 가설을 설정해 보거나, 신문기사를 통해서, 업무 중 보고 받는 상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발상으로 이어지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주의할 점이 있다. 가설을 세우기 시작할 무렵에는 잘못된 가설을 세우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설 세우는 일을 그만둔다면 가설 사고를 향상시킬 수 없다. 실패를 경험하고 더 나은 가설을 세울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가설은 곧 기획서의 스토리라인임을 명심하자.
핵심 정리
- 가설은 대화와 토론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그 외에 인터뷰, 분석 결과에서 시사점을 읽어내는 능력, 그리고 반대 입장이나 극단적 사고, 제로 베이스 사고 같은 영감에서도 비롯된다.
- 가설 사고를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항상 “So What?(그래서 뭐?)”을 독백처럼 던지는 습관이다. 이 질문은 분석 단계가 아니라 가설 사고를 통해서만 답할 수 있다.
- 5-Why 훈련은 “왜?”를 5번 반복해 피상적 문제를 진짜 원인까지 파고드는 방법이다. 4~5번의 반복만으로도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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